2년 연속 반복된 조기 폐쇄
남극해 크릴 어업이 올해도 정해진 조업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문을 닫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해 연속으로 벌어진 일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기 폐쇄를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성장해온 크릴 어업의 관리 체계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크릴은 새우와 비슷하게 생긴 작은 갑각류로, 남극 생태계 먹이사슬의 근간을 이룬다. 고래, 물개, 펭귄, 다양한 어종이 크릴을 주요 먹이로 삼고 있어, 크릴 개체수의 변화는 곧바로 남극 해양 생물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몇 년 사이 건강기능식품과 양식 사료용 크릴 오일 수요가 늘면서 어획량도 빠르게 증가해왔다.
왜 조기 폐쇄가 반복되나
남극 크릴 어업은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가 정한 총허용어획량(TAC) 한도 안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정 해역에 어선이 집중되면서, 전체 한도에 도달하기도 전에 특정 소구역의 어획 상한이 먼저 소진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즌이 끝나기 훨씬 전에 조업이 강제로 중단되는 상황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단순히 조업 일정에 차질을 주는 문제를 넘어, 크릴 자원 분포와 남극 생태계에 대한 관리 방식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경고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어선들이 특정 해역에 몰리면 그 지역에 의존하는 고래나 펭귄 등 포식 동물들이 먹이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 체계 개혁 요구 확산
환경단체와 과학자들은 이번 조기 폐쇄를 계기로 CCAMLR이 소구역별 어획 한도 산정 방식과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릴은 남극 생태계뿐 아니라 전 지구적 탄소 순환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리 실패가 장기적으로 더 큰 생태적 파급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지속 가능한 조업을 위해서는 어선 배치와 조업 구역 분산에 관한 규정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크릴 어업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이번 2년 연속 조기 폐쇄가 던진 경고를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