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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실험서 확인된 '가스 스위칭', 심각한 감압병 막을까

2026. 8. 17.
스쿠버고급
돼지 실험서 확인된 '가스 스위칭', 심각한 감압병 막을까

상승 직전 가스만 바꿨을 뿐인데, 생존율이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이 아닌 돼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다이빙 업계와 감압병(DCS) 연구자들의 이목을 끌 만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상승하기 직전 호흡 가스를 바꾸는 것만으로 심각한 감압병으로 인한 사망을 막을 수 있는지를 동물 모델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마취된 돼지 40마리를 고압챔버에 넣고 수심 61m, 체류시간 1시간에 해당하는 모의 다이빙을 실시했다. 절반은 다이빙 내내 헬리옥스(헬륨+산소)만 호흡했고, 나머지 절반은 상승 10분 전부터 산소와 사플루오르화탄소(CF4, 퍼플루오로메탄이라고도 불림)를 섞은 혼합가스로 전환해 호흡했다.

두 그룹 모두 동일한 상승 프로파일을 따랐지만 결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헬리옥스만 호흡한 그룹은 관찰 3시간 이내에 80% 이상이 감압병으로 폐사했다. 반면 CF4로 전환한 그룹에서는 단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이 그룹은 심장 주변에서 관찰되는 정맥 기포도 더 적었고, 보행 장애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는 '등압 역확산'

이번 접근법의 핵심은 '등압 역확산(isobaric counterdiffusion)'이라는 현상이다. 주변 압력 변화 없이 한 불활성 기체는 조직에서 빠져나가고 다른 기체는 유입되는 현상을 말한다.

헬륨은 분자가 작아 체내를 매우 빠르게 이동한다. 반면 CF4는 분자가 훨씬 커서 조직에 훨씬 천천히 흡수된다. 따라서 10분간의 가스 전환 동안, 헬륨은 빠르게 조직에서 빠져나가는 반면 CF4는 그만큼 빠르게 축적되지 못한다. 그 결과 돼지들은 상승을 시작하는 시점에 체내에 녹아 있는 불활성 기체의 총량 자체가 줄어든 상태였고, 상승 중 위험한 기포를 형성할 여지도 그만큼 적었다는 설명이다.

특이한 점은, 다이버들에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상식과 정반대라는 것이다. 통상 잠수 중 불활성 기체를 바꾸는 행위 자체가 역확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받는다. 그러나 이번 연구진은 서로 다른 가스 교환 속도의 '불균형'을 오히려 의도적으로 활용해, 상승 전 통제된 '워시아웃(wash-out)' 효과라는 긍정적 결과를 이끌어냈다.

아직 갈 길 먼 실용화

연구진과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성급하게 실전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번 실험은 마취된 동물, 통제된 챔버, 의도적으로 가혹한 노출 조건에서 이뤄진 동물실험일 뿐이다. 의식이 있는 사람 다이버, 일반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프로파일, 반복 다이빙, CF4의 장기 노출 안전성 등은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이뤄지려면 호흡기 안전성, 적정 산소 분율, 가스 밀도와 호흡일(work of breathing) 한계(CF4는 헬륨보다 훨씬 밀도가 높다), 장비 호환성, 감압 절차, 안정적인 가스 공급 시스템 등을 모두 확립해야 한다.

CF4는 현재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용으로 승인된 호흡 가스가 아니며, 이번 연구 결과가 실험적인 가스 전환이나 기존 감압 절차의 변경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연구 공동저자인 리처드 문(Richard Moon)은 CF4를 초기에 활용한다면 상업 다이빙, 군용 다이빙, 과학 다이빙 등 특수한 분야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비용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고순도 CF4 자체는 현재 희소한 스팟마켓 헬륨과 비슷한 가격대이지만, 인증된 사람용 호흡 혼합가스로 만들려면 테스트, 운송, 혼합, 환경 관리 비용까지 더해져 훨씬 비싸질 수 있다.

산업용 가스, 그러나 온실가스이기도

사플루오르화탄소는 원래 반도체·태양전지 제조, 냉매, 생산 장비 세정 등에 쓰이는 산업용 특수가스다. 알루미늄 제련 과정에서 원치 않는 부산물로도 발생한다. 무색·불연성이며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비교적 불활성인 물질이지만, 동시에 대기 중 수명이 수만 년에 달하고 동일 질량 CO2 대비 수천 배에 이르는 온실효과를 가진 극도로 지속성 강한 온실가스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번 실험은 상승 직전 조직 내 불활성 기체를 의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감압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개념을 동물 모델에서 설득력 있게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해당 연구는 8월 10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원문: Divernet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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