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간 사라졌던 잠수함, 마침내 발견되다
폴란드 난파선 탐사 협회(Stowarzyszenie Wyprawy Wrakowe, 이하 SWW)가 이끄는 탐사팀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U보트 U-583을 발트해에서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 잠수함은 1941년 11월 다른 독일 잠수함과 충돌한 뒤 승조원 45명 전원과 함께 자취를 감췄던 배다.
SWW는 수로측량 전문업체 지오잉스 폴스카(Geoings Polska)와 협력해 지난 7월 이 Type VIIC급 U보트를 확인했다. 난파선은 폴란드 중부 발트해 연안 도시 우스트카에서 북쪽으로 약 90km 떨어진 수심 70m 해저에 가라앉아 있었다.
탐사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수년간의 문헌·기록 조사와 세 차례에 걸친 현장 탐사 끝에 이뤄진 결과다. 연구팀은 먼저 멀티빔 소나로 해저를 정밀 스캔한 뒤, 유력한 지점에 ROV(원격조종 무인잠수정)를 투입해 실제 잔해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탐사대장 피터 비티코프스키(Peter Wytykowski)는 "초기 스캔 결과 선체 외피가 대부분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잔해 위로는 상당량의 어망이 뒤엉켜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훈련함으로 태어나 임무 한 번 못 채우고 침몰
U-583은 1940년 10월 1일 함부르크의 블롬 운트 포스(Blohm & Voss) 조선소에서 용골이 놓였고, 1941년 6월 26일 진수, 같은 해 8월 14일 하인리히 라치(Heinrich Ratsch) 대위 지휘 아래 취역했다. 제5 U보트 전대에 배속돼 훈련용 잠수함으로 운용됐으며, 실전 초계 임무는 단 한 번도 완수하지 못했다.
이 잠수함은 1941년 11월 15일 저녁, 당시 지명으로 슈톨프뮌데(현재의 우스트카) 북쪽 해상에서 또 다른 독일 잠수함 U-153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 그동안 역사 기록을 통해 대략적인 침몰 추정 위치는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잔해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Type VIIC, 대서양 전투의 상징이었지만
Type VIIC는 2차대전 중기 독일 해군의 주력 U보트 형식으로, 총 568척이 취역했다. 표준형 기준 전장 67m, 수상 배수량 769톤에 어뢰 발사관 5문(통상 어뢰 14발 탑재)을 갖췄다. 좁은 내압 선체를 가벼운 외피가 감싸고 그 위에 아담한 함교탑이 얹힌 특유의 실루엣은 흔히 대서양 전투와 연관되지만, 정작 U-583은 대서양 전선에 투입된 적이 없다.
발트해의 낮은 염분과 차갑고 때로는 산소가 부족한 심층수 환경은 생물학적·화학적 부식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뜻한 바다에서라면 빠르게 사라졌을 특징들이 이런 환경 덕분에 보존되는 경우가 많은데, U-583 역시 이런 조건 덕분에 형체를 상당 부분 유지한 채 85년 만에 발견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SWW는 이전에도 몰타 인근 해역에서 폴란드 호위구축함 ORP 쿠야비아크(ORP Kujawiak)의 잔해를 발견한 이력이 있는 난파선 탐사 전문 단체다.

